시 한편이 마음을 위로해줄거예요. [마음챙김의 시] - 류시화

기본 정보


저자 류시화
출판 수오서재
출간 2020.09.17


이 시집은 어떤 책 일까요?


“날개를 주웠다, 내 날개였다.”

시를 읽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고, 세상을 경이롭게 여기는 것이며, 여러 색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들에게 묻는다. ‘마음챙김의 삶을 살고 있는가, 마음놓침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삶에 대한 성찰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 손 대신 시를 건네는 것은 어떤가. 멕시코의 복화술사, 영국 선원의 선원장, 기원전 1세기의 랍비와 수피의 시인뿐 아니라 파블로 네루다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같은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신세대 시인들, 그리고 라다크 사원 벽에 시를 적은 무명씨. 고대와 중세와 현대의 시인들이 나와 타인에 대한 운율 깃든 성찰로 독자를 초대한다.
아름다운 시들을 모았다고 해서 좋은 시집이 되지는 않는다. 진실한 깨달음이 시의 문을 여는 순간이 있다. 백만 독자의 찬사와 인기를 얻은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치유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 이어 15년 만에 류시화 시인이 소개하는 마음챙김의 시들. 삶의 무늬를 담은 한 편 한 편의 시가 가슴에 파문을 일으킨다.
2020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루이스 글릭의 시 〈눈풀꽃SNOWDROPS〉 수록되어 있으며, 류시화 시인은 “〈눈풀꽃〉은 인생이라는 계절성 장애를 겪으며 잠시 어두운 시기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읽어 주고 싶은 시다.”라고 말한다. 제공 교보



저자 류시화를 소개해요


저자 : 류시화 (엮음)
시인.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하다가 한동안 시 창작을 접고 인도, 네팔, 티베트 등지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오쇼,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바바 하리 다스, 달라이 라마, 틱낫한, 무닌드라 등 영적 스승들의 책을 번역 소개하는 한편 서울과 인도를 오가며 생활해 왔다.
1991년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1996년 두 번째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발표했다. 세상을 신비주의적 차원에서 바라보면서 인생의 불가사의함을 섬세한 언어로 그려 내어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정서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에 출간한 제3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은 독특한 시적 감성과 상상력으로 삶에 대한 투명한 관조를 보여 주었다.
인도에서의 에피소드를 담은 두 권의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과 『지구별 여행자』는 단순한 기행문을 넘어 ‘인도’라는 성과 속이 공존하는 역설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그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그리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외국의 좋은 시들을 모은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치유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은 시가 주는 치유의 힘을 소개해 이 사회에 ‘치유’라는 화두를 던졌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연설문을 모은 970쪽에 이르는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는 세상과 자연을 바라보는 인디언들의 지혜를 담은 대작이다. 또한 하이쿠 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를 출간했다.
그가 번역해 큰 반응을 불러일으킨 책들로는 『성자가 된 청소부』(바바 하리 다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잭 캔필드ㆍ마크 빅터 한센), 『티벳 사자의 서』(파드마삼바바), 『용서』(달라이 라마), 『인생수업』(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조화로운 삶』(헬렌 니어링·스코트 니어링),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아잔 브라흐마),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에크하르트 톨레) 등이 있다. 2017년과 2019년에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를 내어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번역되었다. 우화집 『인생 우화』와 인도 우화집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를 썼으며, 인생학교에서 시 읽기 『시로 납치하다』도 쇄를 거듭하고 있다.


좋은 시를 함께 나누어요

아닌 것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는 옷의 크기와 몸무게나
머리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뺨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당신은 아침의 잠긴 목소리이고
당신이 미처 감추지 못한 미소이다.
당신은 당신 웃음 속의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모든 눈물이다.

당신이 철저히 혼자라는 걸 알때
당신이 목청껏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여행한 장소들
당신이 안식처라고 부르는 곳이 당신이다.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당신이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기로 결정한 순간에는

에린 핸슨


TV에서 에린 핸슨의 [아닌 것]이란 시가 잠깐 소개된 적이 있는데 그 짧은 순간의 감동이 너무 아쉬워서 찾아보고 이 시가 필요한 것 같은 친구에게 직접 적어 선물을 보내기도했다. 이 시 한편이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였다.
누군가를 판단할 때 보이는 겉모습만 보고 하는건 아닌지, 그 안의 정말 아름다운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게 되기도 했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보다 나는 내 내면의 것들을 더 소중히 가꾸고 그 안의 소리에 더 집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더 느리게 춤추라

속도를 늦추라.
너무 빨리 춤추지 말라.
시간을 짧고,
음악은 머지않아 끝날 테니.

아이에게 말한 적 있는가,
내일로 미루자고.
그토록 바쁜 움직임 속에
아이의 슬픈 얼굴은 보지 못했는가.

어딘가에 이르기 위해 그토록 서둘러 달려갈 때
그곳으로 가는 즐거움의 절반을 놓치는 것이다.
걱정과 조바심으로 보낸 하루는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버려지는 선물과 같다.

삶은 달리기 경주가 아니다.
속도를 늦추고,
음악에 귀 기울이라.
노래가 끝나기 전에.

데이비드L.웨더포드


앞서 말한 적이 있지만 장기하의 음악을 좋아한다. 장기하와 얼굴들 노래는 대부분이 장기하 작사,작곡이 많은데 특히 그의 노랫말에 많은 매력을 느낀다. 그의 노래중에 [느리게 걷자]라는 곡이 이 시와 일맥상통하는 듯 하다.
"우리는 느리게 걷자.. 그렇게 빨리 가다가는 죽을만큼 뛰다가는 사뿐히 지나가는 예쁜 고양이 한마리도 못보고 지나치겠네"
무엇이 그리 바쁘다고 정신없이 달려 왔을까? 대체 무엇을 얻기 위해?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사는 것 모두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인데 본질은 제쳐두고 현 상황에만 급급했던 것은 아닐까?
느리게 가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천천히 보아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다른 사람과의 속도에 치이지 않고 나의 보폭으로... 그렇게 꾸준히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 않은 죄

당신이 하는 일이 문제가 아니다.
당신이 하지 않고 남겨 두는 일이 문제다.
해 질 무렵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그것이다.
잊어버린 부드러운 말
쓰지 않은 편지
보내지 않은 꽃
밤에 당신을 따라다니는 환영들이 그것이다.

당신이 치워 줄 수도 있었던
형제의 길에 놓인 돌
너무 바빠서 해 주지 못한
힘을 북돋아 주는 몇 마디 조언
당신 자신의 문제를 걱정하느라
시간이 없었거나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사랑이 담긴 손길
마음을 어루만지는 다정한 말투.

인생은 너무 짧고
슬픔은 모두 너무 크다.
너무 늦게까지 미루는
우리의 느린 연민을 눈감아 주기에는.

당신이 하는 일이 문제가 아니다.
당신이 하지 않고 남겨 두는 일이 문제다.
해 질 무렵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그것이다.

마거릿 생스터


인생은 너무 짧고 슬픔은 너무 크다라는 구절이 공감되었다.
소중한 것을 놓치고 살았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니 알게 된 것이다.
쉬는 날 몸이 좀 힘들어도 보고 싶었던 얼굴들을 한번 더 만나볼걸, 바쁘고 정신 없다고 핑계대지 않고 한 템포 여유를 갖고 좀 더 다정히 말할걸.. 내 옆에 있었던 사람들이 소중했다는 것도, 그들이 내 옆에 영원히 있지 않는다는 것도 모두 떠나보내고 알게되는 것들이다.
지금 이 순간...
매일 올 것 같은 이 순간이, 매 순간 한번뿐인 마지막이라는 것을 잊지말자.

위험들

웃는 것은 바보처럼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우는 것은 감상적으로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타인에게 다가가는 것은 일에 휘말리는 위험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자신의 생각과 꿈을 사람들 앞에서 밝히는 것은
순진해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랑을 보상받지 못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사는 것은 죽는 위험을,
희망을 갖는 것은 절망하는 위험을,
시도하는 것은 실패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그러나 위험은 감수해야만 하는 것
삶에서 가장 큰 위험은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기에.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갖지 못하고
아무것도 되지 못하므로.
고통과 슬픔은 피할 수 있을 것이나
배움을 얻을 수도, 느낄 수도, 변화할 수도,
성장하거나 사랑할 수도 없으므로.
확실한 것에만 묶여 있는 사람은
자유를 박탈당한 노예와 같다.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만이 오직
진정으로 자유롭다.

자넷 랜드


때론 두렵다.
누군가에게 나를 훤히 드러내는 것,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것.
상처 받기 싫은 마음때문에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적당히라는 타협점을 찾는게 아닐까? '적당한' 이라는 안전지대에 날 가두어 두면 적당히 하지도 갖지도 되지도 못하는 사람이 될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되길 기도한다.

나는 할수없다

나는 당신이 부럽다.
매순간 당신은 나를 떠날수 있다.

나는 나를
떠날수 없다

안나 스위르

이 짧은 시가 왜 이렇게 오래 마음을 울리는지.... 계속 여운이 남는 시다. 이 시를 읽자마자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났다. 내가 나를 떠나는 날, 제일 먼저 만나고 싶은 사람. 언제 올지모르는 그 날이 두렵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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