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추천. 책리뷰] 죽은 자의 집청소 - 김완

책 기본정보 안내


저자 김완
출판 김영사
출간 2020.05.30.



이 책을 소개합니다.


“누군가 홀로 죽으면 나의 일이 시작된다” 죽음 언저리에서 행하는 특별한 서비스에 대하여 수많은 언론이 집중 조명한 어느 특수청소부의 에세이 누군가 홀로 죽은 집,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집, 오물이나 동물 사체로 가득한 집…. 쉽사리 볼 수도, 치울 수 없는 곳을 청소하는 특수청소업체 ‘하드웍스’ 대표 김완의 특별한 죽음 이야기『죽은 자의 집 청소』. ‘특수’청소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일터엔 남다른 사연이 가득하다. 자살 직전에 분리수거를 한 사람, 자신의 세간을 청소하는 ‘비용’을 물은 뒤 자살한 사람 등. 현장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1장에는 픽션이라고 생각될 만큼 비현실적인 현실 이야기가 펼쳐지고, 2장에선 특수청소부로서 느낀 힘듦과 보람부터 직업병, 귀신에 대한 오컬트적인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그가 하는 일을 생생히 전한다. 특수청소부로 온갖 현장을 다니는 김완 작가의 시선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고독사의 현실, 고독사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노인뿐만 아니라 중년 그리고 청년에게까지 엄습하는 쓸쓸한 죽음. 세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 고독한 죽음 이야기를 하나둘 접하다보면 고정관념이 점점 깨진다. 생을 포기하기 직전까지 어떻게든 살아보려 삶의 절벽 끝에서 아등바등하던 흔적이 현장 곳곳에 남아 있다. 피와 오물, 생전 일상을 유추할 수 있는 여러 유품을 치우며 작가는 삶에 대해 사색한다. 그렇게 이 책은 ‘죽음’을 소재로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삶’을 이야기한다. 그래서인지 특수청소부의 현장 이야기가 마냥 무겁고 슬프지만은 않게 다가온다.
제공 kyobo


작가님을 소개해요


저자 : 김완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고, 대학에서 시詩를 전공했다.
출판과 트렌드 산업 분야에서 일하다가 전업 작가로 살고자 삼십 대 후반에 돌연 산골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몇 년 동안 일본에 머물며 취재와 집필을 하면서 죽은 이가 남긴 것과 그 자리를 수습하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동일본대지진을 겪은 후 귀국하여 특수청소 서비스회사 ‘하드웍스’를 설립하여 일하고 있으며 그가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죽음 현장에 드러난 인간의 삶과 존재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제공 kyobo



책 속 나누고 싶은 글들

삶과 죽음은 양면으로 된 동전처럼 한쪽만으로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 둘을 함께 볼때 우리의 삶을 더 가치있고 굳세게 만드는 데 참고할만한 기전이 되리라 믿습니다."
자신을 죽일 도구마저 끝내 분리해서 버린 그 착하고 바른 심성을
왜 자기 자신에겐 돌려주지 못했을까?
왜 자신에게만은 친절한 사람이 되지 못했을까?
오히려 그 바른 마음이 날카로운 바늘이자 강박이 되어 그녀를 부단히 찔러온 것은 아닐까?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착화탄에 불을 붙이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중에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했다고? 그 상황에서 대체 무슨 심정으로? 자기 죽음 앞에서조차 이렇게 초연한 공중도덕가가 존재할 수 있는가. 얼마나 막강한 도덕과 율법이 있기에 죽음을 앞둔 사람마저 이토록 무자비하게 몰아붙였는가.
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
고급빌라나 호화주택에 고가의 세간을 남긴채,
이른바 금은보화에 둘러싸인채 뒤늦게 발견된 고독사는 본적이 없다
누군가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했다면 스스로 삶을 저버리겠단 생각 따위는 하지 않고, 어느덧 서른을 맞이하고, 소중한 “너”를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가끔은 울기도 하겠지만 행복한 시간 속에서 머물며 살아갈 수 있었을까?
내 마음도 모르면서.. 내 마음도 모르면서..
그의 쓰레기를 대신해서 치우는것 같지만 사실은 내 삶에 산적한 보이지 않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 같다. 내 부단한 하루하루의 인생은 결국 쓰레기를 치우기 위한 것인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해답도 없고 답해줄 자도 없다. 면벽의 질문이란 으레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이일에서 찾은 즐거움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해방감'이다. 어쩌면 세상의 수많은 일가운데 청소를 인생의 직업으로 받아들이고 새로 시작한 가장 큰 동기라고도 말할수있다. 악취풍기는 실내를 마침내 사람이 마음놓고 숨쉴수있는 원래의 공간으로 돌려놓았을때, 살림과쓰레기로 발디딜틈없는 공간을 완전히 비우고 아무것도 남지않은 텅 빈집으로 만들었을때 나는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낀다.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등을 맞댔을 뿐, 사람의 생명과 죽음은 결국 한 몸통이고 그중 하나를 떼놓고는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쉬지 않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 인생, 인간 존재의 아이러니다.

세라비!
동전은 이미 던져졌다.
이곳을 치우며 우연히 알게 된 당신의 이름과 출신 학교,
그것은 당신에 대한 어떤 진실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집을 치우면서 한 가지 뚜렷하게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당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향한, 이곳에 남은 자들의 마음입니다.


책을 읽은 후 나는...


나 역시 생의 경계선상에서 일한 적이 있다. 약 3년의 시간동안 참 많이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
누군가의 죽음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막연하게나마 알게 되고, 삶의 정말 중요한 부분이 어떤 것인지 순위가 바뀌게 된다. 이 글의 저자 역시 마찬가지였을것이다.
삶을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내 삶이 가치없이 느껴질때, 혹은 너무 외로울때 작가가 남긴 이 글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당신은 사랑받던 사람입니다. 당신이 버리지 못한 신발 상자 안에 남겨진 수많은 편지와 사연을 그 증거로제출합니다. 또 당신이 머물던 집에 찾아와 굳이 당신의 흔적을 보고 싶어한 아버지와 어머니, 홀로 방에 서서 눈물을 흘리던 당신의 동생을 증인으로 신청합니다.
그들은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아직 당신이 살아 있을때, 병에 걸려 고통 받으면서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은 절대 잊지 않았던 사람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남긴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고 지워질 테지만, 당신이 남긴 사랑의 유산만은 누구도 독점하지 못하고, 또 다른 당신에게, 또 다른 당신의 당신에게 끝없이 전해질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부디 이 사실 하나만은 당신에게 전달되길 바라며, 모자라고 부끄러운 글을 부칩니다
당신이 머문 곳을 치운, 이름 없는 청소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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