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원태연 시집 , 시집추천

책 정보

글 원태연
그림 히조
출판사 북로그컴퍼니
출간 2020.11.10


책 안내

총 600만부 국내 시집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작가이자, 태연 〈쉿〉, 백지영 〈그 여자〉의 작사가 원태연 시인이 18년 만에 시집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들고 독자 곁으로 돌아왔다!
원태연은 ‘국내 시집 판매량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시인이자, 태연, 백지영, 성시경, 장나라, 허각 등 당대 최고 발라드 가수들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다. 시인이자 작사가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던 2002년. 시집 『안녕』을 끝으로 그는 스스로 시인이기를 포기했다. ‘시를 쓰는 일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상했다. 시는 힘들게 쓰여야 했다. 앓아야 했다. 아파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기술적으로 시를 쓰는 자신을 발견했다. 시는 너무나 쉽게 쓰였고, 그때부터는 그런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 무엇보다 괴로웠다. 독자들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었다.
시를 손에서 놓은 그는 작사가로, 영화감독으로, 웹드라마 작가로 시가 아닌 글을 썼다. 그가 쓴 노래가 어디서나 흘러나올 정도로 큰 성공을 경험했고, 영화감독으로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기뻤다. 행복했지만 세월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시가 생각났다.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는 연어처럼 그도 시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어느 순간 간절해졌다. 남은 생을 위해 다시 시를 써야만 했다.
이 책은 원태연 시인이 18년 만에 쓴 신작 시와 그의 대표 시를 묶은 필사시집이다. 오랜만에 시를 쓰는 일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힘들고 괴로웠지만 시를 쓰며 그는 살아 있음을 느꼈고 이내 행복해졌다. 그의 대표 시 〈어느 날〉에 다시 시를 쓰는 설렘을 담아 글을 붙였고, 이는 가수 류동현이 11월 4일 발표한 〈one day(어느 날)〉의 노랫말로 변주되기도 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원태연 소개

원태연
국내 시집 판매량 1위 신화의 주인공. 서울 종로에서 1남 2녀의 막내로 태어 났다. 문창초등학교, 미성 중학교, 한영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재학 중이던 학교를 그만두고 92년 경희대 체육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자신의 사랑과 이별의 기억을 글로 묶어두고 싶다는 욕심하나로 출판사로 직접 원고를 들고 갔다고 한다. 읽어주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도 보았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손에 들기란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92년, 크지 않은 출판사 이름으로 그의 글들은 책이 되었고, 그것이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였다. 스물두 살에 낸 첫 시집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생각을 해』가 1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출간과 동시에 인기 시인이 됐다. 이후 작사가, 수필가,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등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면 그 자리에서 꾸준히 글을 썼다. 그의 글은 솔직함을 매력으로 책, 노래, 뮤지컬, 영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에서 사랑을 받았으며, 많은 이들의 눈물 젖은 공감을 얻었다.
지은 책으로는 『손끝으로 원을 그려 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원태연 알레르기』 『사랑해요 당신이 나를 생각하지 않는 시간에도』 등이 있으며, 지은 노래로는 태연 [쉿], 백지영 [그 여자], 샵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등이 있다. 18년 만에 출간하는 시집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시작으로 다시 펜을 잡고 시를 쓰려 한다.
[예스24 제공]


내 맘에 들었던 시들.

사랑의 크기

사랑해요
할때는 모릅니다
얼마나 사랑하는지
사랑했어요
할때야 알 수있습니다
사랑
그 크기를 알수있습니다
안녕

사랑해 처음부터 그랬었고 지금도 난 그래
그래서 미안하고 감사하고 그래
우린 아마
기억하지 않아도 늘 생각나는 사람들이 될 거야
그때마다 난 니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가 이렇게 웃고 있었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사람들은 왜 그렇잖아
생각하면 웃고 있거나 울게 되거나 ......
그래서 미안하고 감사하고 그래
사랑해
처음부터 그랬었고 지금도 그래
그냥 좋은 것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는 사람
어느 순간 식상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그 부분이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그저 좋은 것입니다
알아!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생각을 해.
누군가 다시 만나야 한다면

다시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면
여전히 너를
다시 누군가를 사랑해야 한다면
당연히 너를
다시 누군가를 그리워해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또 너를
허나
다시 누군가와 이별해야 한다면
다시 누군가를 떠나보냐야 한다면
두 번 죽어도 너와......
우울해지는 이유

잊으려는 고통보다
잊혀지는 슬픔이
더 크기 때문에.
우리 일

내가 입 다물면
너 혼자만 알고 있는 일
네가 입 다물면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일
둘 다 모른 체하면
없었던 일이 되어버리는 일
둘 중 하나가 잊고 살명
나머지 하나의 가슴에 피멍이 드는 일

둘 다 기억하고 살면
가슴 한 쪽 떼어놓고 사는 일
둘 다 잊고 살면
아무렇지 않고 사는 일
정말로 없었던 일이 되는 우리 일
우리란 말이 어색해지는 우리 일
괜찮아

사랑했잖아 니가 그랬고 내가 그랬잖아
그래서 우리는 하나였고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어 했잖아
난 너를 보고 있을 때도 좋았지만
니가 보고 싶어질 때도 좋았어
재미있고 아름다웠고
꼭 붙잡아두고 싶던 시간을 보낸 거 같아
니가 정말 소중했었어
그래서 잘 간직하려고 해

너를 보고 있을 때도 좋았지만
니가 보고 싶어질 때도 참 좋았으니까.

나의 한줄 감상

80년대, 90년대생중 원태연 시 한 번 안 읽어본 사람은 없을것이다. 말캉거리는 감성의 연애시들은 10대,20대 청춘의 가슴을 일렁이게 했다. 어느 덧 훌쩍 지난 세월에 잊고 살다가 오랜만에 시집을 내셨다기에 읽어 보았는데 그 때의 풋풋했던 감정이 생각났다.
몇몇의 시 들은 켈리그라피로 되어 있어 시를 더 돋보이게 했고, 일러스트도 예뻤다.
오랜만에 옛 추억에 빠지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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